Naming

Part. 1

일상생활의 모든 개체와 연관된 디자인. 오늘날 디자인과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디자인이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거대한 디자인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디자인, 과연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디자인(Design)의 시발점  ‘이름 짓기(Naming) ‘

디자인(Design)을 하다 보면 몇 가지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름 짓기(Naming)’이다. 정작 좋은 이름을 지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나중에 가서 “어색하지 않나?” 또는 “좀 이상한가?” 심지어 “아! 수상하다.”라는 생각마저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상황에 이르러서는 일단 굳은 의지로 시작하지 않은 이상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어진다. 생각이 많을수록 더욱 선택이 어려워진다. 최근에 내 상황이 딱 그러했다.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디자인 회사 이름, 그래서 주소록에 등록한 그 이름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다른 이름으로 대체하고자 고민하는 게 사람 심리 아닌가. 여러 생각에 치이다 보니 어느덧 ‘이름 짓기’에 꾀가 나기 시작했다. 이니셜(머리글자)을 써 볼까 망설여졌다. golden block studio를 GBS로 바꿀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중에 들어 알게 되었지만 많은 분께 GBS는 서버브에 있는 교육기관 이름 이였다.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 만약 내가 그 이름을 선택했다면 나는 해명하는데 공을 들여야만 했을 것이다. 아무리 풀네임이 있다고 하지만 이니셜를 사용할 땐 역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세세한 정보들을 무시했던 것이다. 파생될 수 있는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하자. 또 다른 아주 황당한 예도 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초심을 버리고 생각의 생각에 꼬리를 물어 만들어낸 (안) 인테리어 디자인과 (팍) 건축 디자인,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그린 디자인(park)의  의미까지 합하여 만든 ‘안팍 디자인(ahnparkdesign)’이였다. 내심 재미있네! 괜찮네! 등등의 반응을 기대하며 아시는 분들께 여쭤 보았더니, ‘안사람 바깥양반 디자인?’이라 되묻는 게 아닌가. 순간 앗! 어처구니가 없었다. 너무 코믹했던 것이다. 그 이름은 허무하게도 웃음으로 자신의 구실을 끝낸 것이다. 

무엇보다 이름짓기를 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업종의 특징이 살아 있는 차별화 된 그러면서도 함축된 역량과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그 영향력을 무시하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지 않던가.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은 더는 단순한 모양과 멋이 아닌 경쟁력이고 마케팅이며 더 나아가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름 그것은 또 다른 하나의 살아있는 얼굴임을 주목하자. 그 얼굴은 나의 희망이며 도전인 것이다. 더불어 디자인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되는 내 기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단순히 ‘이름 짓자.’ 또는 ‘이름을 만들자.’라는 상투적인 생각보단 ‘나는 이름을 디자인한다.’는 생각을 권하고 싶다. 나는 이름을 디자인하고 그 이름은 나의 미래를 디자인한다. 이렇게 내가 디자인 한 Golden Line Design이란 나의 상표 그리고 이렇게 디자인 한 여러분의 이름은 이미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_________________ ji.ahn@goldenlinedesign.com

Part. 1 이름도 디자인한다. (디자인의 세계 연재 칼럼)

20100423 제 17호 WE CHICAGO

Part. 2

한 갖진 그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떤 이유일까? 무엇이 그 장소를 다른 곳에 비해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여겨지게 하는가? 인기가 있는 곳엔 좋은 디자인이 있다.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가.